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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이와] 남고생의 고민
HAEY
2016. 12. 15. 02:00
[오이이와] 남고생의 고민
*이 글은 비영(@wkd43750510)님의 요청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대체 무슨 글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츠카와는 자신이 그리 눈치 빠른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그 생각은 마츠카와의 십여 년 인생동안 변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 마츠카와는 그 굳던 생각에 혼란이 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사실 눈치가 빨랐던 걸까? 그것도 아니면-
"저 자식이 숨길 줄을 모르는 건가."
그 말을 내뱉는 마츠카와의 시선은 오이카와를 향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아오바죠사이 남자 배구부의 주장, 주전 세터이자 현재 현내 최고의 세터로 평가받고 있는 그 남자 말이다. 마츠카와는 이와이즈미와 어깨동무를 하며 신난 미소를 얼굴에 가득 채운 채로 걸어가는 오이카와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저거 지금 나한테 브이 날리는 건가, 눈 흘기는 거야? 마츠카와는 어처구니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오이카와가 저런 유치한 짓을 하기 시작한 건, 이와이즈미와 마츠카와가 함께 과제를 한다고 마츠카와가 이와이즈미의 집에 찾아간 그날부터였다. 그날 오이카와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마츠카와와 이와이즈미의 시간을(물론 과제와 싸우고 있긴 했다) 몹시 요란하게 깨면서 등장했다.
"아니 지금! 오이카와상을 빼놓고 단 둘이 뭐하는 거야?!"
....과제요. 얼이 빠진 마츠카와는 그렇게 대답했지만-사실 중얼대는 것에 가까웠지만- 이와이즈미는 쿠소카와니 뭐니 하면서 니가 아무리 우리 집 비번을 알고 있어도 이렇게 따고 오는 게 어딨냐느니 여튼 무척 말다툼 같지 않은 말다툼을 했던 것이다. 정말 유치해보이긴 했지만, 그런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사이가 좋아 보인다는 건 정말 대단한 사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마츠카와는 생각했다. 여튼 그 과제는 망해버렸고말이야, 마츠카와는 한숨을 쉬며 회상을 끝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오이카와는 마츠카와가 이와이즈미에게 한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가려고 하면 필사적으로 선수를 쳐서 이와이즈미에게 붙고 그러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마츠카와가 몹시 어처구니없게 바라보며 나는 이와이즈미에게 단 하나의 흑심도 없다는 것을 어필하려해도, 오이카와는 그런 해명 같은 건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마츠카와는 결국 해탈한 상태였다. 오이카와가 저러건 말건, 나의 길을 가자고.
"마츠카와, 너 오이카와랑 싸웠냐?"
이와이즈미였다. 오이카와 자식, 좀 적당히 숨길 줄도 알란 말이야. 마츠카와는 그 질문에 오이카와를 떠올렸다.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 걸 보면 막 달려와서 뭐라 하지 않을까, 하는 시답잖은 생각. 그리고 마츠카와는 답을 했다.
"아니."
간단한 말이었다. 이와이즈미는 마츠카와의 말이 더 이어지기 바라는 듯 의아함을 양쪽 눈에 가득 띠우고 마츠카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마츠카와는 딱히 답할 말이 없었다. 정말로 싸운 적이 없었는데, 싸운 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있나.
"그럼 둘이 왜 그러는데?"
"너가 더 잘 알 텐데.“
“응?”
마츠카와는 처음으로, 오이카와가 안됐다고 생각했다. 저런 자식한테 어쩌다가 코가 꿰어서는, 봐, 전혀 모르겠다는 눈이잖아. 대체 너희 둘이 싸우지 않았는데도 왜 그렇게 서로를 대하냐는 눈이잖아. 전혀 자기가 원인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마츠카와는 이마를 짚었다. 자신이 사랑의 큐피트라도 되어줘야 평화가 찾아오려나.
아, 정말 모르겠다. 마츠카와는 이마를 짚었다.